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 생존기-비계공

2023. 12. 10. 20:25직업

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 전경

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 비계공

 

화재감시자를 시작으로 배관공, 수장공을 거쳐 비계공을 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에는 강관비계 작업을 많이 합니다. 비계는 상부 작업을 위해서 짜는데, 반도체 공장에서 상부 작업은 주로 T/L(Table Lift)을 이용하고 T/L이 진입할 수 없는 장소에는 비계를 설치해서 작업을 하게 됩니다.. 

T/L(Table Lift)

T/L이 상부 작업을 하기에 편하고 비용도 저렴하나, T/L은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바닥이 단단하지 않은 경우에는 진입하기 어렵고(예를 들어 입상 배관이 설치되어 있는 구간), 상부에 방해물이 아주 복잡한 경우에는 T/L을 탑승하고 방해물을 피해서 작업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작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안전하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강관 비계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즉 강관비계는 쇠파이프를 이용해서 좁은 공간이나 장애물이 많은 공간에 설치되어 배관이나 전기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좁거나 장애물이 많은 공간에서 불편한 자세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삼성 현장에서 비계일을 하려면 비계이수증(정확한 명칭은 '비계 기능습득교육 이수증'입니다.)이 필요합니다. 특별히 비계를 설치하지 않는 양중팀에게도 이수증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비계일을 하기로 마음먹었으면 그냥 맘 편하게 하루 시간을 내서 비계 이수증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비계 이수증은 지방에는 부산에도 교육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은 안성에 위치한 '한국 비계 기술원'에서 발급받으면 편리합니다. 온라인 교육은 안되고 온라인으로 신청해서 현장에 가서 수강해야 합니다. 하루 꼬박 교육을 하고 교육비는 5만 원 정도이고 카드결제도 됩니다. 위 교육원 외에 사설 교육기관에서 발행한 것은 인정되는 않으므로 반드시 한국 비계기술원에서 발행한 비계이수증을 받아와야 합니다. 안성에 있는 한국 비계 기술원은 평택역(평택지제역 아님)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편리합니다. 또한 주차장도 구비되어 있어서 자차로 가도 괜찮습니다. 

 

비계공의 일당은 완전 초보자의 경우는 16-17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팀마다 다르지만 입사를 할 때 협상을 잘하면 17만 원부터 시작할 수도 있지만 16만 원부터 시작해서 2-3개월 정도 일하고 임팩등 공구를 갖추게 되면 대부분 인상해 줍니다. 안 해주면 뭐 다른 팀을 찾아가면 그만입니다. 

 

반도체 쪽 비계가 좀 특이한 것이 숙식 제공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1. 숙소는 개인 취향이기 때문에 제공 안 되는 것이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숙소를 제공하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현금 지급을 해주어야 하는데 이게 없습니다. 
  2. 식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노가다 일을 하는데 밥을 주지 않는다. 이거 근본이 없는 겁니다. 이런 근본 없는 일을 반도체 비계 업체들이 합니다.
  3. 반도체 현장에서 비계 외의 다른 공종의 초보 조공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일당을 14-15 만 원 받습니다. 거기에 숙소가 제공되지 않으면 5 천 원에서 1 만 원 더 줍니다. 그리고 식사는 보통 3식 제공입니다. 그러면 실제 수령 일당이 16-17만 원이 됩니다. 
  4. 비계공은 다른 공종에 비해서 힘든 편입니다. 자재 운반과 설치, 해체 과정을 모두 인력으로 하기 때문에 일정 정도 힘도 필요하고 체력도 필요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비계일을 하는 사람 중에 살찐 사람은 잘 없습니다. 비계 일을 하면서 살이 찌는 사람은 정말 대단합니다. 저도 살이 아주 잘 찌는 체질인데도 살이 아주 많이 빠졌습니다. 다른 공종에서 일을 하면서(막일을 시작하면서) 약 1년여 만에 5kg 정도 빠졌고 더 이상 안 빠지나 싶었는데 비계로 옮기면서 5kg 정도 더 빠졌습니다. 
  5.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비계일을 시작하는데 참고하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들어 오라는 것입니다. 일단 단가만 보면 다른 공종보다 2-3 만 원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숙식을 제공하지 않으니 엄밀하게 따져 보면 1 만 원 내외로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노동 강도는 다른 공종보다 훨씬 센 편에 속합니다. 
  6. 평택 삼성 반도체로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은 이런 부분들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공종을 선택하셨으면 합니다. 다만 일단 한 번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비계일도 힘들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고 하다 도저히 힘들어서 못하겠다 싶으면 그만두고 다른 공종으로 가면 됩니다. 그렇게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저하고 같이 들어온 분들도 저 빼고 모두 그만두었습니다. 맞지 않거나 힘들어서 못하겠다 싶으면 그만두고 다른 공종으로 가면 됩니다. 

 

정리하면, 일당은 16 만 원 그 아래로는 절대 안 되고, 숙식 제공이 되면 정말 좋지만 하루 한 끼라도 제공되면 좋은 조건이고, 일은 상대적으로 힘든 편이다. 이런 점들만 잘 기억하고 팀을 찾아서 들어가면 됩니다. 아무 문제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