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삼성반도체 공장 생존기 – 비계공(2)

2024. 1. 2. 13:57직업

평택 삼성반도체 공장 전경

 

비계일을 시작하고 1~2개월 정도 지나면 장비를 갖춰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비계일을 몇 년씩 하고도 장비 없이 지내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것은 ‘비계일을 배울 생각이 없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장비가 없으면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옵니다.

 

상부에서 비계를 해체하다 보면 파이프에 클램프가 달려 있는 채로 내려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임팩이 없으면 수동으로 제거하거나 아니면 옆에 임팩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토스를 해야 합니다.

비계를 설치하고 마지막 마무리로 안전망을 치고 철망으로 빈 부분을 때우는 작업을 하는데 이것도 못하게 되어 밑에서 멀뚱멀뚱 보고 있거나 쓰레기를 치우면서 뒷정리나 하게 됩니다. 뒷정리하는 것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작업에 참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장비를 중고시장(당근)에서 알아보았습니다. 몇 날 며칠을 당근을 검색하고, 알람설정을 해 놓고 채팅도 보내 보고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보았지만 항상 그렇듯이 저에게까지 순서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두 새것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장비를 새것으로 갖추기 위해서는 최소 40만 원 정도가 들고, 조금 비싼 장비들로 맞추면 50만 원은 거뜬히 넘습니다. 저 역시 장비를 국산 장비들로 중급정도 되는 수준으로 맞추었는데 40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장비를 구비하는데 꽤 많은 돈이 들기는 하지만 일단 장비를 갖추면 단가가 1만 원정도 오르게 됩니다. 물론 장비가 없어도 몇 개월 지나면 1만 원 정도는 다 올려주기는 하나 어찌 되었건 장비 없는 것보다는 몇 개월이라도 빠르게 오르게 되고, 한 달 30 공수라고 생각을 하면 한 달 반 정도면 장비값은 보전이 됩니다. 또한 장비가 없으면 조공 단가에서 절대 더 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만약의 경우 비계일을 그만두더라도 비계 장비는 중고시장에서 수요가 많아서 처분도 가능하므로 일단 장비는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저 역시도 장비를 갖추고 1 공수 단가가 1만 원이 올랐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제가 구비한 장비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