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감시자_삼성전자 평택캠퍼스(반도체)_노가다_조공으로 이직

2022. 11. 12. 11:38직업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올 초 화재 감시자를 하기 위해서 평택으로 오던 날이 생각납니다.

 

입사 서류를 작성하고 그다음 날 건강검진을 위해서 서정리역에 새벽에 도착했습니다. 

 

날은 춥지, 셔틀버스 대기 줄을 겁나 길지 아는 사람은 없지 정말 어리바리 끝판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셔틀에서 딱 내리니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어디선가 모두가 내리는 곳에서 그냥 따라 내렸고, 삼성물산 교육장을 찾아가야 하는데 정말 방향감각이 1도 없었습니다. 교통 안전원에게 물어도 잘 모르는 건지 그냥 귀찮은 건지 대답도 잘 안 해주고, 1시간 가까이 헤매고 겨우 교육장을 찾아가서 여기가 교육장이냐고 입구 통제원에게 물었더니 대답도 안 해주고, 날은 춥고 배는 고프고 딱 집에 가고 싶었습니다. 

 

추운데 정말 온기라고는 하나도 없는 교육장에서 오전 내내 떨면서 건강검진을 받는데 '이런 상황에서 검진을 받으면 잘도 제대로 나오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꾸역꾸역 검진을 받았습니다. 

 

혈압이 높게 나와서 정말 깜놀이었고 또 생각보다 혈압 외에는 모든 부분에서 정상이다라는데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다음날부터 출근을 하는데 이건 더 놀라움과 놀라움과 또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 놀라고, 엄청나게 걷는 양에 놀라고, 공장의 규모에 놀라고, 그 큰 공장의  8층 이상까지도 걸어서 올라가는 것에 놀라고 등등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허나 놀라운 것, 힘든 것 이 모든 것이 별것 아닙니다. 

 

제가 이렇게 구구절절 적는 이유가 있습니다. 

 

화재 감시자를 검색하고 찾아보는 경우는 대부분 처음 일을 시작해 보려고 하는 경우이고, 그중에서도 대부분은 건설현장 일을 해보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한 번이라도 삼성 현장에서 일을 해보았다면 굳이 검색을 해서 알아볼 이유가 없고, 다른 건설현장에서 일을 해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화재감시자일이 아닌 조공 쪽을 알아볼 것이기 때문입니다. 

 

건설현장에서 일을 해보지 않은 경우 건설현장에 들어와서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되고 심지어 두려움까지도 느낄 수 있습니다. 건설현장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힘들고 더럽고 위험하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삼성 현장이라고 해서 일반 건설현장과 별반 다르지는 않습니다. 일반 건설현장에 비해서 조금 나은 편인 것이지, 먼지 많이 나고 힘들고 역시 사망하고를 포함해서 사고도 많이 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일반 건설현장과 다른 점은 분명 있습니다. 

 

제가 집 근처 지하철 역사를 새로 짓는 현장 옆을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인도를 모두 막아 놓고 한쪽에 사람이 다니는 길(인동선)을 라바콘으로 설정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그 현장에서 일하는 트럭 한 대가 그 설정된 인동선을 막으면서 주차를 하고 있었고 그때 현장 통제하는 아주머니가 트럭을 주차하면 안 되니 이동해 달라고 하자 트럭 기사가 눈을 부라라면서 당신이 뭔데 주차를 못하게 하냐고 호통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삼성 현장에서는 최소한 이런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이런 일이 있으면 바로 페널티를 먹고, 정도가 심하면 삼성 현장 영구 퇴출까지도 먹습니다. 

 

삼성 현장은 건설현장 중에서 현재까지는 한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합니다. 

 

걷는 것이 힘들고, 먼지가 나고 이런 것들은 적응하면 다 괜찮습니다. 모든 것은 1~2주 정도면 적응이 됩니다. 적응하고 나면 별일 아닙니다. 

 

화재감시자일이 좋은 것 중에 하나는 이렇게 현장에 적응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건설현장에서 일을 해보지 않은 경우 처음부터 조공이나 기술인으로 들어오면 적응하기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서있기만 해도 힘들고 걷는 것 만도 힘든데 일까지 하면 정말 정신없습니다. 

 

하지만 화재 감시자를 하면 원칙적으로 작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적응기를 가질 수 있고, 2~3개월 정도 하면 현장 상황도 보이고,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 하는 공종이 보일 겁니다. 그러면 그때 이직을 하면 됩니다. 물론 화재 감시자를 계속해도 되겠지요.

 

저도 처음에 왔을 때 나이가 50이 넘으면 할 수 있는 조공 일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몇 개월을 일해보고 나니 할 수 있는 일도 많고 심지어는 골라서 갈 수도 있었고 이번에 이직을 합니다. 

 

조공으로 이직을 하면서 급여가 많이 올랐습니다. 생각보다 많~~~~~~~~이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조공 일을 알아보시는 분들은 대부분 타지 분들이 많으시고 사연도 많으시고 처음 건설현장에서 일을 해보려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집을 떠나서 일을 해야 하고 해보지 않은 육체노동이고 여러 가지 막연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별거 아닙니다. 여자분들도 할 수 있고요, 남자분들도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십니다. 연세 많으신 분들도 많으시고 장애를 가지신 분도 있으십니다. 별일 아닙니다. 일단 해 보세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일을 시작하면 최소한 1개월 정도는 무조건 한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처음 현장에 들어오면 정말 정신없기 때문에 엉뚱하게 돈이 드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런데 또 생각해야 할 것은 생각보다 수입이 괜찮다는 겁니다. 출퇴근만 제대로하고 하루 연장 2시간 정도만 해도 400 정도의 돈(세전)을 버실 수 있습니다. 처음 적응하는 과정에서 드는 돈은 해 봐야 10~20만 원 정도입니다. 예를 들면 발 아파서 안전화를 새로 구입한다던가, 택시비나 식대, 장구류를 안 가지고 와서 노점에서 새로 구입하는 그런 소소한 것입니다. 그러니 돌발 상황으로 조금 짜증 나더라도 감수하고 무조건 1개월 저도만 버텨 보세요. 그럼 평택 삼성에서 일하는 견적이 나옵니다. 

 

너무 글이 길어졌습니다. 저는 화재 감시자 일을 그만두고 조공으로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화재 감시자에 관한 포스팅을 이 글을 마지막으로 마치고, 조공으로 전직과 생활에 대해서 포스팅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화재 감시자 일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제 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모든 것이 별것 아닙니다. 다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