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기자단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2022. 11. 11. 10:26ㆍ카테고리 없음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아세안 및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해외 순방)에서 MBC 기자들을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시키지 않겠다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을 앞둔 11월 9일 MBC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게 전용기 탑승 불허 결정을 통보하였고, 그 이유로 MBC가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를 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라는 문자메시지를 MBC 기자에게 보내 탑승 불허 조치를 하였습니다.
지금 논란이 되는 것은 이러한 전용기 탑승 불허가 언론탄압인가 하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의 예를 보면
- 2018년 11월 7일 CNN 백악관 출입기자였던 짐 아코스타는, 남미에서 미국 국경으로 북상하던 이민자 행렬 대처 방안과 러시아 스캔들 관련 질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고, 이때 발생한 백악관 인턴과의 접촉을 이유로 다음날 백악관은 짐 아코스타에 대한 백악관 취재 허가증의 효력을 중단했습니다. 같은 달에 트럼프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유럽으로 떠났고 취재 허가증을 받지 못한 CNN 취재진은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지 못하고 자비로 민항기를 이용했습니다.
- 일본의 경우에도 2004년 일본 정부가 납치문제 해결을 전제로 북한에 쌀 25만t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니혼 TV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 방북 동행취재를 거부한 경우가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미국과 일본 정부에 비난이 쏟아졌고 곧 조치를 철회하게 됩니다.
그럼 이번 윤석열 정부의 MBC 기자단에 대한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가 언론탄압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가치 판단의 영역이므로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 원칙적으로 민주정부에서 대통령의 활동은 모두 공개되는 것이 원칙이고 전용기 내에서의 대통령의 일정도 공개되어야 하므로 운행 중인 전용기 내에서도 취재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고 전용기 동행도 언론의 취재 영역에 속한다고 볼 것입니다.
- 또한 전용기 동행취재의 경우에도 전용기 탑승 비용은 언론사가 부담하는 것이므로(공짜로 타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시혜적으로 언론사에 제공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는 언론 탄압까지는 아니더라도 언론에 대한 길들이기 내지는 마음에 드는 언론만 상대하겠다는 정도로 이해되므로 철회되어야 합니다.